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갖는다. 이번 만남은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한 이시바 총리의 답방으로, 한일 양국 간 셔틀 외교가 완전히 복원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의 8월 방일에 대한 일본 총리 답방이 한 달여 만에 이뤄짐으로써 셔틀 외교 복원이 정착됐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도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점은 지방 활성화에 대한 양국의 협력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양국 정상의 깊은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히 외교적 의전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의 폭을 넓히려는 양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양국이 직면한 공통 사회 문제인 인구 감소와 지방 활성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위 실장은 "한일 공통 사회 문제인 인구, 지방 활성화 등을 논의한다"고 밝히며, 양국이 당면한 현실적인 과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것임을 시사했다. 더불어 지난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던 인공지능(AI) 및 수소 산업 분야 협력, 그리고 양국 간 협의체 운영 방안 등 후속 조치들을 점검하고 이행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는 양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이시바 총리의 이번 한국 방문이 형식적으로는 실무 방문이지만, 그 이상의 환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실장은 "환영 행사나 친교 행사 등에서 그 이상의 환대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하며, 이시바 총리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표했다. 이는 이시바 총리가 현직 총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퇴임 이후에도 일본 정계의 중진 의원으로서 한일 관계 발전과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형식과 실질을 모두 아우르는 환대는 양국 관계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부산 정상회담은 여러 면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일본 정상이 서울 외 도시를 방문해 한국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노무현 대통령 간의 제주도 정상회담 이후 무려 21년 만이다. 이는 양국 정상이 수도가 아닌 지방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주고받았던 지난 8월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 당시의 합의가 실현된 것으로, 지역 간 교류 활성화와 지방 중심의 외교 확대를 모색하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이처럼 파격적인 장소 선정은 한일 관계가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더욱 유연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양국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